자막 제목 with Caption Creator 4

그럼 체크메이트입니다.

 

애송이라 생각하고 방심했군.

쓰러진 검을 써서 밧줄을 자르고,

부하를 순식간에 쓰러트려버렸어.

 

이...

 

이건...!

 

지금부터 돌입한다!

쥐새끼 한 마리 놓치지 마라!

 

날 따라라!

 

이것은 천재라고 불리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고 목숨을 잃고

이세계에서 가난한 귀족의 아들로
전생한 파티셰가

과자와 미소로 넘쳐나는
세상을 목표로 하는,

험난하면서도 달콤하디 달콤한

디저트 같은 이야기이다.

 

그의 꿈,

그것은

세상에서 하나뿐인

과자의 나라를 만드는 것.

 

 

저깄다!

놓치지 마라!

붙잡아!

 

페이스트리 님...

 

괜찮습니다.

구조가 왔습니다.

 

사랑스러운 미소에 구움 과자
곤란하군,

사랑스러운 미소에 구움 과자
곤란하게 됐어.

사랑스러운 미소에 구움 과자
아무래도 여기선 물러나는 수밖에 없겠군.

아무래도 여기선 물러나는 수밖에 없겠군.

그렇게 간단히 보내줄 것 같나요?

 

페이스!

 

페이스 님, 무사하십니까?

 

전 괜찮습니다.

리코리스 님을.

글라사주.

네!

 

형세 불리인가.

 

감금하기 위해

가장 도망치기 어려운 방을 고른 게
역효과가 났나.

 

이제 도망갈 곳은 없습니다.

 

길이 없으면 만들 뿐이다!

 

마법!

잘 있어라!

 

거기 서!

그만둬라, 페이스!

 

너무 쫓지 마라.

 

알겠습니다.

 

정말이지,

우리 아들은

 

걱정을 끼치는군.

 

죄송합니다.

 

두 사람 다 무사해서 다행이군.

 

네.

 

페이스...

꼬맹아!

 

괜찮아?

 

리코리스 님!

무사하셔서 다행입니다!

 

카드레첵 가,
후버렉 가의 종자 분들입니다.

리코리스 님!

 

다치신 데는?

아뇨, 아무 데도.

서둘러 아버님께 데려다 드리도록.

네!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그래서, 주모자는?

루하인고 아마이어 공작이라고
자칭하는 남자를 붙잡았습니다.

 

뒷문으로 도망치려고 했었죠.

 

아마이어 가인가.

20년 전의 대전 때,

숙청되어 멸문당했었지.

네.

적국과 내통 의혹이 있었죠.

 

알았겠지, 페이스?

 

영주의 행동 하나로

일족의 운명이
크게 바뀌어버리는 일이 있다,

그런 얘기다.

네.

 

몰테이른 경,

 

공작께서 사건의 개요를
듣고 싶으시다고,

저택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여기 이 마차로 동행을.

 

그랬지!

잔당을 처리하고 와야지!

시이츠, 보고는 네게 맡기지.

잠깐!

상대는 마법을 써서 도망쳤으니까요.

뒤쫓을 수 있는 건 저희들뿐이에요.

그래, 가자, 페이스!

네!

 

잠깐만요!

 

자아, 어디로 도망쳤을지, 그 남자.

 

왜 그러느냐?

 

그 상황에서

어떻게 탈출했을까요?

 

아까 구멍에 접근했을 때,

 

마법 발동 시의 힘이
그다지 느껴지지 않았어요.

 

마력이 그리 많이 남진 않았다?

그런 얘기냐?

 

구멍을 파고 도망쳤다 해도,

멀리까지 도망갈 힘은 없었을 터.

주변은 이쪽의 군사들로
포위되어 있었죠.

들키지 않고 도망치는 게 가능할까요?

 

도망칠래야 도망칠 수 없지만,

궁지를 벗어나는 방법이라면...

 

도망친 척하면서
조용히 지나 보내다가,

적이 물러난 뒤에 느긋하게 도망친다.

 

...라고 생각한 거지.

 

훌륭해.

잘 꿰뚫어봤군.

 

이렇게 된 이상 네놈들을 죽여버리고
도망치는 수밖에 없을 것 같군.

 

이자와는 제가 결판을 내겠습니다.

 

과감한데?

 

제 이름은 페이스트리 밀 몰테이른.

당신의 이름은?

 

가문명 따위 진작 오래전에 버렸어!

스트루델이라고만 얘기해두지.

이 꼬마가 일대일 승부를
청해온 건 잘된 일이야.

다소 잔재주를 좀 부릴 줄 안다 해봤자
결국은 어린애.

잘 제압해서 인질로 삼으면
돌파구가 열릴지도 몰라.

 

나쁘게 생각 마라, 꼬마야!

이런, 칼 쓰는 자세가 완벽해!

 

뭐라고?

 

네놈... 무슨 잔꾀를...!

충고해두죠.

전장에서는 자신의 무기에서
눈을 떼지 말아야 하는 법입니다.

 

페이스, 훌륭하다.

 

이 검, 혹시?

네.

 

전사.

 

그렇구나.

부러질 검을 상대에게 들게 해서
일대일 승부로 유도할 줄이야.

 

간담이 서늘했다.

교활한 녀석 같으니라고.

머리가 좋다고 말씀해 주세요.

 

그나저나...

 

이래서야

과자의 나라를 만드는 건

언제가 돼야 할까?

 

1개월 후

 

그 1개월 후,

스콸레 공과 페트라 님의

정식 약혼 피로연이
왕도의 성내에서 열렸다.

 

감사합니다.

페트라 님, 행복해 보이시네요.

내부적으로 발표한 날엔
터무니없는 소동이 있었지.

 

몰테이른 경!

 

여기에 계셨군.

카드레첵 공작님.

금번의 경사 축하드립니다.

초대해 주셔서 뭐라 감사드려야 할지.

별말씀을,
감사를 해야 할 건 이쪽이지.

일전의 소동,
두 분 덕에 큰일이 안 날 수 있었네.

페이스트리 경,

 

손자며느리의 동생인 리코리스 양을
지켜주어 감사드리는 바요.

기사로서 당연한 일을 했을 뿐입니다.

 

스콸레 공께선 어엿하시군요.

아니, 긴장으로 딱딱하게 굳었소이다.

아무래도 구경거리마냥
취급받고 있는 데다,

한눈에 반한 여성이 장래의 아내로서
옆자리에 있으니 말이오.

아니요,

스콸레 공께선
충분히 늠름하고 어엿하십니다.

약혼을 하고 나면

조금 더 듬직한 남자가 되었으면 하네만,

 

확실한 무훈을 세운 귀하가
어엿하다고 말해주면

나도 손자를 다시 봐야겠구려.

감사를 표하지, 페이스트리 경.

황송할 따름입니다.

 

그나저나 각하.

 

이번 기회에 한 가지
확인받고 싶은 게 있습니다만.

 

일전의 유괴 소동,

기묘한 점이 있어 신경 쓰였는지라.

기묘한 점?

네.

 

도적의 솜씨가 좋았던 점,

근거지를 여럿 준비해두는
용의주도한 점 등,

상당히 계획을 잘 짠 걸로 보이는 반면,

붙잡아갈 상대를 착각하는
기본적이면서

치명적인 미스를 저질렀습니다.

이 어리석은 실수는

어쩌면 페트라 양에 관한 정보에 무언가
편향된 게 있어서 생긴 일이 아닐까요?

더 나아가 말하자면,

몰락 귀족에게

왕도 내에 여러 개의 거점을
준비할 수 있는 연줄 같은 게

과연 있었을까요?

 

아무래도 앞뒤가 안 맞는다는
인상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가정해서,

다른 목적을 가진
제3자의 의지가 작용했다고 한다면

설명이 될 것 같습니다.

제3자?

편향된 정보를 흘리고,

연줄을 우회해서 준비해 주고,

그러면서 아마이어가 왕도 내에서
활개치는 걸 눈감아준 제3자입니다.

 

그게 누구일는지?

 

이 사건에서 가장 이득을
얻고 있는 인물입니다.

 

이득?

아마이어 가로부터 원한을 샀다면,

 

그 몰락 후에 힘을 얻게 된 누군가겠죠.

 

이번 사건에서 그 누군가에게
원한을 가진 아마이어 가는

완전히 부흥할 가망이
무너졌다고 할 수 있지요.

이제 됐네.

 

그대는 그 누군가가
나라고 말하고 싶은 겐가?

 

아닙니다, 각하.

어디까지나 상상으로 한 이야기,

어린아이는 때때로

황당무계한 이야기를
지어내는 법이지요.

 

하룻강아지라 생각하고 얕봤는데,

터무니없군.

기르던 개에게 손을 물린다는 건
이런 걸 말하는군.

 

페이스.

 

그럼 각하,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입니다만...

 

저희 가문은 아시는 대로

작물의 수확이 시원치 않은 지방.

손을 쓰려고 궁리하고 있지만,

밑천이 없어서야...

 

돈, 말인가?

 

현명하신 각하시라면
사정을 이해해 주셔서

다소나마 조력해 주실 수 있을까 하여.

 

방심이라곤 도무지 할 틈이 없군.

참고로,

그 조력을 해주기 어렵다고
대답한다면?

 

제 입이 저도 모르게
가벼워질지도 모르겠군요!

뭣!

 

마침 저쪽에 변경백 각하께서!

 

인사드리러 가려던 참입니다.

 

그때, 조금 전의 이야기,
어린 탓에 그만 저도 모르게...

알았네!

항복일세!

 

그에 상응하는 약속을 하지.

 

참으로 감사한 축복이옵니다!

감쪽같이 당했군.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는
그냥 혼잣말일세.

네?

 

혼잣말이니 그냥 들어넘기도록.

 

나는 적대 파벌을
일망타진할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유괴 사건을 일으키도록

정보를 흘리게 지시도 내렸다.

 

하지만...

 

결단코 귀여운 손자의 약혼녀나

그 여동생을 위험에
노출시킬 생각으로 한 게 아니다.

 

확실히 이번 일은

자작자연이라고도
받아들일 수 있는 행위였다.

어떻게 변명하든

리코리스 양을
위험에 노출시킨 건 사실.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여

반성해야만 하겠군.

충고, 감사하네.

하지만,

노골적으로 등쳐먹으려 하다니,

정말이지, 빈틈이 없군!

방금 말씀도 혼잣말이시지요?

그래, 그렇네!

몰테이른 경!

 

후버렉 경,

지금 인사드리러 가던 참인데.

캐서롤 경.

 

자제분도 계신가.

꼭 페이스트리 경에게
감사 인사를 해야지.

다시 한번 감사하네.

화, 황송합니다.

경은 분명
이미 성별의 의식을 끝냈었지요?

아, 네.

뭔가 돈 될만한 이야기라도 있을까?

아니, 경 정도의 인물이라면

가까운 장래에
여기저기서 데려가려 들겠지요.

따라서 가정을 꾸려도
전혀 이르지 않을 거요.

아, 네...

아니면 이미
마음에 둔 상대라도 계실까?

아뇨,

저 같은 건 아직 풋내기인지라.

즉, 좋은 사람이 있으면

장래에 가정을 꾸릴 수도 있다,
그런 뜻이시려나?

 

-페...!
-하지만

아직 좋은 사람과의
만남이 없는지라.

 

그럼 내 딸은 어떠시려나?

 

아이고...

 

그, 그러나, 페트라 양은
방금 막 약혼하셨는데...

무슨 소리신가.

이번에 성인이 된 건
페트라만이 아니라오.

 

리코리스 말입니다.

 

리, 리코리스 님?

딸도 전혀 뜻이 없진 않는 듯해서 말이오.

 

아니, 저기, 그...

영광이긴 합니다만...

 

저 같은 건 어울리지 않습니다.

 

리코리스 님이시라면
더 좋은 분이...

 

조금 전에 좋은 사람이 있으면
가정을 꾸리겠다 하셨는데,

그렇다면 그쪽은 내 딸이
어디가 마음에 안 드시려나?

 

아뇨...!

이런...

 

곤란해하는구만!

결코 그런 의도는...!

그럼 내 딸에게 불만은 없으시다?

 

저기... 저기...

뭐지?

그럼 괜찮으시겠지요?

 

리, 리코리스 양께서
훌륭한 여성이란 것에

이론은 없습니다만...!

 

캐서롤 경도 괜찮으시겠나?

이건 반쯤 협박이잖아.

 

저희 가문에 있어
영광스러운 일이 아닐지.

아버님?

그럼 결정 났군요.

 

즉시 집안사람들을 모아라!

넵.

그럼 우리 카드레첵 가 사람들도.

어이, 스태프!

 

페이스 공께서?

리코리스와?

몰테이른 차기 영주님께서
벌써 약혼자를!

즉시 각국에 파발을 보내 알려라!

이야, 경사로군!

리코리스 양은 본인이 직접
구해내신 분이니까요!

이상하네.

슈크림을 만들려고 했는데,

어느샌가 거대 데코레이션 웨딩 케잌을
만들어버린 듯한...

 

이 향기?

 

페이스트리 님,

일전엔 구해주셔서
정말로 감사했습니다.

인사가 늦어 죄송해요.

 

이렇게... 귀여웠던가...?

 

자, 모여주신 여러분들,

나, 도나셸 밀 후버렉은

이번에 두 딸의 반려를
기약하게 되었소이다.

한 명은 스콸레 카드레첵 경!

 

다른 한 명은
페이스트리 몰테이른 경이오!

 

이 카드레첵 가에
아름다운 손자며느리는 물론,

저 유명한 영웅,
캐서롤 경의 아들까지

한 집안사람이나 다름없게 되었소!

이 경사스러운 날에 건배!

건배!

 

페이스 공,

 

이걸로 우리는 형제나 다름없군요.

 

이 이상 기쁜 일은 없습니다!

저도예요.

 

스콸레 공, 페트라 님.

형님이라고 불러도 돼!

저도 누나라고.

아뇨, 갑작스럽게는...

 

하도 갑작스러워서 실감이 안 나네.

 

페이스트리 님?

 

리코리스 님.

 

저기...

 

무슨 일이시죠?

 

저로... 괜찮으셨을까요?

 

당치도 않으신 질문을.

 

무척 기쁩니다!

 

저, 저도 무척 기뻐요!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저야말로.

 

그래서 그...

저, 지난번에 받은 과자를
본보기 삼아 만들어봤답니다.

지난번?

 

쿠키군요!

 

아까 그 향기로운 냄새는 이거였구나!

자, 드셔보세요!

좋지요!

 

아름다운 갈색.

굽는 시간도

반죽을 휴지시킨 방식도
나무랄 데 없어 보이고.

 

좋은 밀가루를 쓴 모양이야!

 

이건 분명...

 

이건...

 

소금맛이 좀 나네.

 

저, 저기...?

 

맛있습니다!

정말?

 

정말인가요?

다행이에요.

 

앞으로는 이 사람의 미소를
평생 지키자.

 

어떤 고난이 있어도 힘낼 수 있어.

이 사람과 함께라면 분명 만들 수 있어,

하나 더 먹어도 될까요?
이 사람과 함께라면 분명 만들 수 있어,

네!
이 사람과 함께라면 분명 만들 수 있어,

 

세상에서 하나뿐인 과자의 나라를.

 

소금맛이 참 좋네...

 

다음번의 이상한 전생은,

과자에 벌꿀, 마을에 저수지.

음미해 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