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 제목 with Caption Creator 4

나, 나 죽네...

 

요 2년 사이에
제법 꼴을 갖추었군.

이걸로 E 랭크 시험? 인가 하는 것도
문제 없겠네.

오히려 시험장 박살내지 않을까
걱정되는데.

 

아직 한참...
선배들에 비하면 멀었...

 

신참 아재 모험가,
최강 파티에서 죽도록 단련받고
무적이 되다.

 

제1화 12년 뒤처진 스타트

꿈을 쫓을 거면 젊을 때하는 게 좋다.
제1화 12년 뒤처진 스타트

사람들은 다들 그렇게 생각한다.

몸이 자본인 모험가라면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도무지 꿈을 포기하지 못한

그런 어른도 어딘가엔 있다.

 

E 랭크 승급 시험은
이쪽에서 접수받고 있습니다.

길드 등록증을 제시해주세요.

네.

 

여기 수험표입니다.

힘내세요.

고마워요.

 

부탁드립니다.

네, 이쪽이...

어라?

선배?

릭 선배 맞죠?

 

저예요, 알리사예요!

 

아, 2년만이네.

센트럴로 전근하게 된 거야?

네,

그때는 깜짝 놀랐어요.

 

선배가 갑자기 그만두고...

그만두겠습니다!

 

그리고, 모험가로
전직했다고 들었을 때는

더 깜짝 놀랐지만요.

뭐, 그렇지.

서른 살부터 모험가를 시작하는 건
말도 안 되는 얘기일 거고,

보통은 10대에
F 랭크로 견습 등록해서,

2년 이내엔
E 랭크 신참 모험가가 되는 법이지.

그건...

 

그, 그나저나 선배?

요 2년간은 어떻게 보내셨어요?

 

계속 산에 틀어박혀 있었다 해야 하나,

선배들과 특훈했었거든.

이봐, 이봐, 아가씨!

지금 한가해?

 

아, 아뇨, 업무 중인지라...

업무 따윈 아무래도 상관없잖아!

즐겁게 해줄 테니까.

저기, 곤란합니다.

시끄럽네!

 

여자는 입 다물고
따라오기나 하면 돼!

자, 자, 자.

엉, 뭐야, 네놈은?

자, 일단 진정하시죠.

 

죄송해요, 선배.

아, 괜찮아.

이런 건
사무원 시절 때 익숙했으니까.

 

뭐야?

무슨 소란이야?

 

선배?

 

분명 술이 과했던 걸 거야.

조심하자!

술은 마시되 먹혀버리지 말 것!

 

아, 맞아, 수험표.

 

여기요,

E 랭크 시험 힘내세요.

 

고마워.

 

수험번호 4242라.

 

죽을 사(死) 자 두 개라니...

불안해...

 

등록은 끝났나요?

 

아, 기다렸지, 리넷트.

릭 님.

 

저기,

주변의 젊은 녀석들은
다들 반짝반짝 거리더라고.

자기들은 뭐든 될 수 있다며

꿈과 희망으로 넘쳐나서.

그래서 제 흉부를 보신 건가요?

 

기분 탓이겠지.

 

굉장해!

뭐야, 이게!

이거 강철 갑옷이지?

 

이 남자!

도물드야.

폭행죄로 지명수배 되어 있는

전직 A 랭크.

그 포학의 기사 도물드야?

설마...

 

저걸 선배가?

 

어디,

174 센티네.

 

4242번, 174 센티.

 

32세?

 

그럼 순서대로
이 수정에 손을 얹어주세요.

 

빛의 세기로
마력량을 측정하겠습니다.

 

D+.

 

D-.

 

C+.

 

F-.

 

저 아재, F-?

저 정도로 낮은 거 처음 봤어.

저렇게 되고 싶진 않네.

 

그럼 다음 분...

 

여기에 혼신의 일격을 날려주세요.

그 공격력을 측정하겠습니다.

높은 충격 흡수성이 있으니,

어떤 공격이든 상관없습니다.

 

슬라임 백이라...

 

어떤 무기나 마법을 쓰더라도

기초가 되는 건 자신의 육체다.

이 골든 슬라임 백을
주먹으로 파괴할 수 있게 되면,

신뢰할 수 있는 육체가
완성됐다고 생각해도 된다.

아니, 아니, 골든이라니...

드래곤의 이빨 급으로 단단한 걸
주먹으로 파괴할 수 있을 리 없잖아요!

모험가라면 그 정도는 기초다.

참고로 난...

 

2백 개 동시에 파괴할 수 있다.

 

자, 우선은
하루에 5만 번 계속 때려라.

 

그건 지옥이었어!

 

그럼 4236번, 앞으로.

넵!

 

강화 마법이라.

나쁘지 않군.

다음 4237번.

 

나 찡의 힘의 보여줄 때가

왔군요.

 

소문의 딜무트 공작의 차남이야.

11살에 C 랭크에 해당하는
마법력이 있다던...

그야말로 신동이란 거구나.

 

그럼 갑니다.

 

지옥의 불꽃,

그 열로서

삼라만상, 잿더미로 돌려보내라!

 

제3 계철(界綴) 마법,

플레임 일리미네이트!

 

작아!

 

대단해!

뭐, 이 정도이려나요.

 

오, 역시 천재인가?

 

저게 제3 계철의 염열(炎熱) 마법?

 

그럼 릭 군,

간다!

 

나 죽어, 나 죽어!

 

같은 염열 마법인데도 꽤나 다른데,

실내용으로 압축한 건가?

역시 신동!

 

그렇구나,
그린도 상당한 충격 흡수 성능이구나.

 

다음 4242번.

네.

 

잠깐, 자네.

 

자네는 30살부터 모험가를
시작한 걸로 되어있는데,

사실인가?

네.

마력의 양은 젊을 때부터
단련해두지 않으면

그 후의 성장은 기대할 수 없네.

실제로 자네의 마력량 계측 결과는
처참하더군.

해가 될 얘기는 안 하네.

지금 당장이라도 포기하는 게 좋아.

 

그렇겠지.

 

하지만...

 

아직 3만 번 남았다만,

끝낼 거냐?

 

아뇨, 하겠습니다.

 

멈춰서 있을 순 없어요!

 

확실히 난 시작이 완전 늦었어.

 

하지만, 딱히 상관없잖아,

몇 살부터 모험가를 하든,

몇 살부터 새로운 일을 시작하든...!

 

그렇잖아!

 

어라?

불량품?

 

뭐, 뭐야, 이 녀석!

 

나, 나 찡의 멋진 장면을...!

 

뭐, 됐어.

나 찡의 진가는 방어 마법.

다음 방어력 측정에서
본때를 보여주지.

 

나, 나 찡도 다 막아내지 못한
제4 계철 마법을...

 

대단하네요, 4242번 씨.

 

감사합니다!

확실하게 방어 마법을 썼거든요.

아니, 방금 거 에어 쿠션이었죠?

제1 계철의.

네.

그, 그럼 다음은 여기서
한 층 더 올려서 제5 계철 마법이니,

더 고위의 방어 마법의 사용을
추천드립니다.

아뇨, 실은 부끄럽게도

마법은 공격도 방어도 제1 계철을
한 가지씩 밖에 못 쓰거든요...

네?

그 정도의 정밀도로
마력을 조작할 수 있는데 말인가요?

네.

걱정 마시길!

이런 식이라면 괜찮을 것 같으니.

 

저도 참 얕보였군요.

그럼 진심으로 갑니다.

 

장벽을 올려다보는 성자들이여,

장벽에 매달리는 전사들이여,

치닫아서 불어지나는
남남서의 질풍 모조리,

쳐부수는 장벽의 파도소리를 들어라!

 

제5 계철 마법!

쇼크 사이클론!

 

이, 이럴 수가...!

 

왕국 기사단 1등 기사
실비스타 엘세르니아

뭐지, 대체?
왕국 기사단 1등 기사
실비스타 엘세르니아

 

시험이라곤 생각할 수 없는
굉장한 소리가 들렸는데,

무슨 일이지?

실비스타 님...

 

그렇군.

F 랭크 모험가가 맨손으로
그린 슬라임 백을 때려 날려버리고,

거기다가,

제5 계철 마법을
제1 계철 마법으로 막았다고.

네.

저기,

길드에서 유행하는 조크야?

이 4242번입니다.

 

릭 글라디아톨, 32세.

32세?

길드 타이거 로드 싱콰트 지부에서

접수원을 14년?

시작.

 

저기, 접수원이란 게...

드래곤을 쓰러트린 자에게
부여하는 칭호던가?

아닌 것 같습니다만...

그렇지?

 

슬라임 백

슬라임 계통의 몬스터를 소재를 가공해서
가죽으로 감싼 것으로,

충격 흡수 작용이 뛰어나
마법이나 무술 훈련에 표적으로 사용된다.

낮음 ←강도→ 높음
그린/블루/옐로/레드/실버/골드

F - 아직 견습으로
하급 몬스터와 싸우는 것도 위험

E - 프로로서 인정받지만
하급 몬스터 상대로도 고전함

D - 특수한 랭크로, 대부분의 모험가는
이 랭크를 거치지 않고 C랭크로 올라감

C - 하급 몬스터를 안정적으로 쓰러트리지만
상급 몬스터에게 고전함

B - 상급 몬스터를
단독으로 쉽게 쓰러트릴 수 있음

A - 상급 몬스터의 무리를 단독으로
어렵지 않게 쓰러트릴 수 있음

 

이걸로 1차 시험은 끝인가.

필기 시험은 어떠셨나요?

 

만점 확실해!

전직 사무원을 얕보지 말라고.

14년 근무의 베테랑이셨으니까요.

 

1차 시험 합격할 수 있을까.

실기 결과가 불안하십니까?

나름대로 잘한 것 같긴 한데,

마력량도 F-고.

괜찮습니다.

릭 님은 요 2년 사이에

놀랄 정도의 성장을
보여오시지 않았습니까.

 

요 2년 사이, 라...

 

이봐, 거기 평민!

 

시험에서 봤던 신동인...

누, 누?

누...

프리드 딜무트다!

누는커녕 ㄴ 한 글자도 안 들어가!

 

왜 그래?

길 잃었어?

불쌍하게도.

부모님 찾는 거 도와줄게.

바보 취급하지 마.

 

나 찡은 말이야,

이 시험에서
천재다운 모습을 과시하고...

화려한 데뷔를 할 예정이었어!

우네?

그런 나 찡을 제껴버리고...!

아니, 그럴 생각은...!

 

잠깐, 당신!

프리드 쨩을 울리다니,

배짱도 좋군요!

 

누님!

 

저기, 이 도련님의 누나?

네,

나는 안젤리카,

딜무트 가의 장녀예요.

나 찡을 괴롭혔어,
저 사십 다 된 아저씨가!

아직 서른 근처야!

 

착하지, 착하지.

괴롭히다니,
사십 다 된 게 너무하네.

서른 근처라니까!

입 다무세요!

이렇게 귀여운 프리드 쨩이
말하잖아요.

사십 다 된 당신이 나쁜 게 분명해요.

그러니까, 서른 근처라니까!

변명만 하고 보기 흉하군요.

 

결투를 청하겠어요.

 

나 참, 왜 이야기가 그렇게 되는데?

장갑도 더러워졌잖아.

 

귀족 아가씨는 모르겠지만,

빨래는 참 힘들단 말이야.

 

릭 님,

그걸 주워버리시면
결투를 승낙하는 게 되지 않는지.

 

주웠군요?

 

각오하세요!

왕국 기사단 2등 기사,

안젤리카 딜무트가

사십 다 된 상것을
심판해드리겠어요!

 

일이 성가시게 되버렸네.

양측 모두 하나씩

승리 조건을 거는 게 가능한 게

필하임 왕국의 결투.

제가 내거는 조건은

진 쪽이 죽을 때까지
상대의 시종이 되는 것이에요!

해치워, 안젤리카 누님!

네, 철저하게 혼쭐을 내주겠어요!

 

리넷트,

저 애, 왕립 기사단의
2등 기사라고 했는데...

네, 필하임 왕국의 경비 경찰을
관장하는 왕국 기사단이죠.

거기서 2등 기사쯤 되면

모험가의 B 랭크 수준이지 않나 하고.

B 랭크?

B라면 상급 몬스터도
혼자서 쓰러트릴 레벨이잖아!

적당히 봐주세요.

아니, 아니, 아니!

나 같은 건 불과 얼마 전에
갓 모험가 등록한 참인 F 랭크라고!

불안하세요?

불안도 모자라서

살아서 돌아갈 수 있을지
어떨지의 문제야!

그렇다면 요 2년 동안의
수행을 떠올려주십시오.

 

요 2년 동안...

 

사, 살려줘... 살려줘...!

 

어떠세요?

정신붕괴시킬 셈이냐...

하지만 긴장은 풀리시지 않았나요?

자신감을 가져주세요.

당신은 대륙 최강을 자랑하는 파티,

오리하르콘 피스트의 멤버니까요.

 

땡큐, 리넷트.

 

잠깐 다녀올게.

다녀오십시오, 릭 님.

 

각오는 된 모양이군요.

 

상대는 2등 기사.

지금의 내가
어디까지 할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하지만 그래봤자 F 랭크.

적당히 봐드리긴 할게요,

 

죽지 않을 정도로는.

 

육체나 무기를 강화하는
검사 타입이구나.

 

제 스피드를 따라올 수 있을까요?

 

순각(瞬脚)!

 

뭣...?

 

인사 대신으로
약간 느리게 해드렸습니다만,

F 랭크인 당신에겐
너무 빨랐던 모양이군요.

 

놀란 나머지
말도 안 나오는 걸까요?

 

봤느냐, 사십 다 된 평민!

누님은 저 속도 때문에
섬광의 안젤리카라고 불릴 정도야!

 

섬광...

 

자, 다음은,

일부러 빗맞추진 않을 거예요!

 

순각!

 

너무 느려...

 

내가 평범하게 달리는 것보다
훨씬 느린데?

 

하지만 분명 섬광이니
어쩌니 하지 않았나?

 

이걸로?

 

릭 님.

 

피했어?

심지어 완전히 다 보고
있었던 것 같은...

 

아니, 그럴 리가 없어요.

 

제 속도에 제대로 반응할 수 있는 자는
1등 기사 중에서도 한줌 밖에 안 돼요.

 

한 번은 운빨로 피했어도

다음은 없을 거예요.

 

순각!

 

역시 느려!

고작 이걸로 2등 기사야?

귀족의 연줄로
기사단에 들어갔다든가?

 

어쩌면, 난 제법 강한 걸지도?

막 이러고.

 

돌?

 

자, 슬슬...

 

다 피해낼 수 있을까?

 

누, 누님?

 

움직임을 전혀 읽을 수 없었어.

무슨 저런 기술이!

 

내가 강할지도 모른다고?

터무니없는 자만이야.

 

결국 난 F 랭크짜리 초보자.

압도적인 역량 차이,

이것이 2등 기사!

 

엄청난 기세로
발이 걸려 넘어질 뻔했네요.

하지만 이대로 그냥 얼버무리죠.

 

이 공격까지 피해내다니
제법이군요.

그렇다면
더 빠르게 움직일 뿐이에요.

 

다음 순각은

몸에 부담이 커서
세 번 밖에 못 쓰는 고속 이동술.

조금 전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속도일 거예요.

 

순각, 리(厘)!

 

아까보다 세 배는 빠른데,
아직도 느려!

그렇다곤 해도 섣불리 손을 대면

또 필살검을 펼칠지도 몰라!

 

이것도 피하다니,

뭔가요, 이 남자!

 

리를 쓸 수 있는 건
앞으로 두 번이 한계.

 

어쩌지?

아뇨, 한 번으로 안 되면
최고 속도를 연속으로 때려넣을 뿐!

 

순각, 리!

 

하지만 이대로는 끝날 기미가 없나.

 

빗나갔어요.

 

앞으로, 한 번.

 

근성!

순각, 리!

 

좋았어, 맞받아치자!

 

아니, 또?

 

아래인가?

젠장, 제때 닿으려나!

 

혹시 발이 걸리지 않았다면...

저 펀치가 제게...?

 

역시 피해버렸구나.

다, 당신...

대체 정체가 뭐죠?

 

2년 전에 길드 접수원에서
심기일전해서 갓 모험가가 된 참인

평범한 F 랭크인데...

절대로 거짓말이에요!

역시나 2등 기사야.

내 힘이 어디까지 통할진
모르겠지만...

 

한 수 배운다는 생각으로...

전력으로 부딪혀볼게!

 

-좋았어, 간다!
-항복이에요...

 

항복?

왜?

누, 누님?

이, 이번엔
당신의 승리로 쳐주겠어요.

 

괜찮겠어?

저기, 그게...

제 순각을 피한 걸 봐서
너그럽게 봐주겠어요.

어서 가죠, 프리드.

으, 응!

 

그러고 보니 약속은?

움찔!

분명...

진 쪽이 죽을 때까지
상대의 시종이 되는 것이에요!

그런데, 난 조건을 말 안 했는데,

그쪽 조건에 맞추는 식으로 하면 될까?

 

한 번 더 한계를 넘어서, 나의 다리!

순각, 리!

누님?

오늘 최고의 속도!

누, 누님, 기다려주세요!

 

대체 뭐야?

 

정말로 내 승리로 쳐도 되는 거야?

상대가 인정했으니까
괜찮지 않습니까.

뭔가 석연치 않은데.

그것보다 잠시 후면

1차 시험 합격 발표 시간입니다.

아, 그렇구나!

 

합격할 수 있을까?

그리고, 브로스턴 님 일행이
추후에 이쪽으로 오실 겁니다.

 

서, 선배들이?

왜?

릭 님의 상황을 보러 오실 모양입니다.

 

나쁜 예감, 밖에 안 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