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9년 스페인"
"제1장 어린 성녀"
"10년 후"
전쟁 전에 여긴 수녀원이었어요
우린 대피할 수밖에 없었죠
석회를 아무리 칠해도
이런 수치는 가릴 수 없어요
그 끔찍한 시절에 관한
이야기를 이미 들었겠죠?
그때 전 어렸어요
알아요
전쟁이 끝난 직후
교구는 건물을 복원해서
소외 계층의 여자애들을 위한
학교로 바꾸었어요
다들 고마운 마음에
잡일을 도와주면서 감사를 전하죠
저와 사그라리오 원장 수녀님만
예전부터 있던 신도예요
다른 이들은 안 돌아오려고 했죠
여기 있는 다른 사람들은요?
수녀님처럼 타지에서 왔어요
하지만 우리 모두
한집에 사는 가족입니다
차별이 없는 곳이죠
이 벽 안에선
우리 모두 동등합니다
수녀님이 오셨다고
원장 수녀님께 전할 테니
여기서 기다리세요
"지상 천국이 있다면
바로 이곳이다"
"주님의 마음에 들어야
만족하는 자들을 위한 곳이다"
나르시사 수녀님
원장 수녀님께서 기다리십니다
나르시사 수녀님
이렇게 함께하게 돼
정말 기쁘네요
아닙니다
이쪽으로 오세요
훌리아 수녀님, 사진 좀 주세요
그 암울한 시기에
수녀님을 통해
역경을 이겨낼
힘과 희망을 얻었어요
외딴 산골 마을에 사는
수녀님에 관한 얘기를 듣고
얼마나 좋았는지
아직도 생생히 기억합니다
"동정녀 마리아 출연"
페로블라스코죠
'페로블라스코의 어린 성녀'
맞아요, 다들 그렇게 불렀죠
그 얘기를 묻는 사람이
정말 많았겠어요
어릴 때 일이에요
기억도 잘 안 나요
기억난다 한들
기적을 어떻게 설명하겠습니까?
말로는 표현이 안 되지요
옳으신 말씀입니다
주교님께 편지를 썼던 날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우리의 노력에
힘을 보탤 분을 요청했죠
수녀님이 오셔서
정말 기뻐요
저도 기뻐요
게다가 수녀님이
종신 서약을 할 때
우리와 함께할 테니 더 좋죠
네?
주교님은 수녀님이
준비됐다고 하세요
주님과의 서약을
이곳에서 하게 되면
큰 영광일 거예요
물론 아시겠지만
이네스 수녀님 대신
스페인어와 문학, 자연 과학을
가르치실 겁니다
그 불쌍한 수녀님은
노부모를 돌보러 갔어요
괜찮으시다면
제가 나르시사 수녀님께
자세히 설명하겠습니다
그렇게 하세요
훌리아 수녀님을 따라가세요
잘 가르쳐주실 겁니다
'내가 겪은 고통은
말로 형용할 수 없다'
'아무리 사소할지라도
내 모든 생각과 행동이'
'날 불안에 떨게 했다'
'마리에게 얘기하고 나서야
겨우 괜찮아졌지만'
'이 또한 아주 힘들었다'
'가장 부적절한 생각마저'
'모두 털어놓아야 한다는
의무감 때문이었다'
'그 부담감을 내려놓자'
'평화로워졌지만'
'그 평화는 곧 사라지고
다시 고뇌가 시작되었다'
"이네스 가르시아 수녀님"
"발렌시아 코탈바
산 헤로니모 수녀원"
"소코로 수녀"
지극히 정결하신 마리아님
원죄없으신 동정녀 마리아님
신부님, 저의 죄를
용서하여 주십시오
계속하세요
최근에 교사로 이곳에 왔습니다
그런데
제가 준비됐는지 확신이 없습니다
처음엔 무서운 게 정상입니다
괜찮아질 거예요
그게 다가 아니에요, 신부님
다른 게
또 있습니다
저는…
의구심이 듭니다
의구심이 너무 많습니다
수녀님이요? 어린 성녀인데요?
놀랄 것 없습니다
수녀님들이 요 며칠
그 얘기만 했거든요
그렇군요
성모님께서
수녀가 되라고 하셨나요?
아뇨, 제가 선택했어요
그게 제 의무라고 생각했어요
각지에서 사람들이
저를 보러 마을에 와서는
제가 답할 수 없는 것들을
물어봤어요
세상에서 벗어나고 싶었군요
제가 도망쳐서 다시 평화롭게 살면
성모님이 돌아오실 것 같았어요
수녀님의 재능은
하늘에서 내려주신 겁니다
이 수녀원에 온 이유가 있을 테니
그게 무엇인지 찾으세요
그러려면
기도와 희생이 필요합니다
신체에 고문을 가합니까?
고행으로 채찍을 쓰나요?
매일 씁니다
그리고
금식도 자주 합니다
그런데도 의구심이 든다고요?
혹시라도
제가 보고 싶은 대로
본 거면 어쩌죠?
제가 본 것이…
성모님이 아니라면요?
저에게 신호든 뭐든
보내주시면 좋겠어요
무슨 말인지 아시죠?
이해합니다, 수녀님
길을 잃으셨군요
기도합시다
티 없이 깨끗하신 분이시여
영원히 축복받으소서
그런 고귀한 미를